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서평
경제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책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서평입니다.
서평 1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책
이 책은 638페이지짜리 양장 도서다. 있어 보인다. 죽은 경제학자라 달리 표현하면 교과서나 경제학원론에서나 나올만한, 즉 고리타분한 그들의 이론을 역사적 맥락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저자의 괜찮은 입담으로 엮어낸 이 책은 꽤 괜찮다.
하지만 안타깝게도-돈 아깝게도-목차(구성)와, 도서 정보와, 저자까지만 괜찮다. 한번 쥔 책은 중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나조차도, 이 책을 142페이지까지 읽고 던져버렸다. 이렇게 오탈자 많은 책 처음 본다. 오탈자 찾는 재미로 읽으라면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114페이지부턴 그렇게 읽었다) 지하철 타고 다니며 읽느라 훑듯이 보는 와중에도 곳곳에서 오탈자들이 고개를 불쑥불쑥 내민다. 읽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전혀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다. 확인해 보니 1994년에 나온 책이다. 아하, 오래돼서 그런가 보네. 그런데 2009년까지 자그마치 76쇄를 찍은 책이다.
그뿐인가. 2009년 개정해서 개정판도 11쇄째다. 아니 대체, 그동안 뭐한 거야...? 한상 푸짐하게 차려놓고 수저 놓는 걸 잊어버린 모양새다. 근데 밥상 87번이나 차리면서 계속 안 놓는 건 좀 심하잖아.
서평 2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이런 사람이 경제학 강의를 해 준다면, 이 나이가 되도록 경제 문외한으로 남지는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흥미진진하게 서술한 경제사상서입니다.
크게 보면 아담 스미스에서 시작된 고전 경제학파와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조한 케인즈 학파 그리고 절충 주의의 끊임없는 갈등 구조가 바로 경제학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사실 경제학이란 참으로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네요. 정리가 되면서 다시 새로운 문제점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그것도 더 복잡하게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거의 모든 것이 경제, 즉 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겠죠. 신문에 경제학 이론만 봐도 헷갈린다는 분들, 일독을 권해 드리고 싶고요. 여기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책이나 글들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과연...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서평 3 경제교양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대학교때 이 책을 만났다면 더 유익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경제학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작가의 능력에 놀랍다. 300년 경제사상가들의 열띤 논쟁을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경제학이 학문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학설 등이 현재의 경제상황이나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한 방식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경제학을 접하는 사람들한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서평 4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 책을 통해 애덤 스미스로 시작된 '고전주의 학파'부터 '합리적 기대 이론 학파'에 이르기까지 경제사 저변의 흐름과 각 시대 위대한 지성들의 철학과 사상을 다시 한번 훑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 스스로 인정하듯 마치 루브르 박물관을 서둘러 둘러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빠른 시간 안에 어찌 모나리자 같은 그림들의 의미와 미를 깊이 감상할 수 있으랴! 대부분의 대중서가 그러하듯 이 책 역시 비약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비약 때문에 책을 읽는 간간이 불쾌감을 느꼈는데, '부크홀츠 가설'을 거론할 땐 심지어 낯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이 금융위기 이전에 쓰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금융위기 이후 주목받고 있는 하이먼 민스키에 대한 언급조차 없을뿐더러 책 전반에 걸쳐 금융위기에 대한 암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부분은 아쉽지만 다음 개정판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역시 경제학 입문서로 이만한 책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학부생으로 경제학을 처음 접했을 때 "맨큐보단 부크홀츠"라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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